2025년 4월 6일 복서가에서 출간한 김영하의 신간 산문집 '단일한 삶'을 읽는 시간은 저에게 깊은 위로와 성찰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단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여행의 이유'와 '내 인생에 대하여'라는 글귀는 이 책이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예감을 주었습니다. 예측할 수 없고 불공평하며 질서 정연한 삶의 사건 속에서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주어진 '하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쉬운 위로나 명백한 조언 대신 작가의 솔직하고 친밀한 고백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잦은 수면 장애로 고통받던 김영하의 문장을 멍하고 어렴풋한 정신으로 따라가면서 느낀 감정과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삶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시작되었다" - 상처와 열등감을 응시하는 용기
김영하 작가는 ' 단 한번의 삶' 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지극히 사적이고 친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알츠하이머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숨겨진 비밀, 아버지와의 첫 기대와 실망,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몰래 품었던 열등감, 우울증, 불안, 심지어 죽고 싶은 충동까지.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된 사건"이 던진 예측할 수 없고 불공평한 순간들을 차분히 바라봅니다.
이전 산문집들이 현재에 충실하고 그들의 경험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자신의 삶을 꺼내 독자에게 보여줄 용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젊은 시절의 불안과 열등감에 대한 솔직한 고백은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입니다. 어렸을 때는 인생이 선불제라고 생각하고 현재의 어려움이 미래의 영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인생은 후불제이고 젊은 시절 낭비된 건강과 시간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작가의 고백도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것은 작가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원치 않는 상처와 불안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김영하 작가는 이러한 상처와 열등감을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 단 하나의 삶' 은 다채롭고 성공적인 삶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삶의 어둡고 고통스러운 측면을 차분하게 들여다보며 삶의 본질에 다가가는 진정한 사고를 제시합니다.
2. "내가 나 자신이 된 방법" - 기억을 추적하고 삶의 의미를 기록하기 위해
저자는 어머니의 빈소에서 시작된 전생을 차근차근 돌아봅니다.
부모와의 관계, 어린 시절의 추억, 학교에서의 따뜻한 적대감과 평범한 환대, 어른이 된 후 선택한 삶의 방식 등.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일상의 순간을 특유의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스타일로 공유하는 김 작가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오늘의 나는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전적 소설을 읽는 듯한 서사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작가 특유의 삶 속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나만의 이야기로 바뀌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과거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특히 작가는 "우리는 서로와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한 채 얼마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마주하는 관계나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지금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깊이 생각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단 하나의 삶'은 독자들이 기억을 더듬고 감정을 정리하며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장려합니다. 작가처럼 수면 장애로 잠을 잘 수 없는 새벽의 삶의 장면을 기록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상상하는 대신 그 순간들이 나를 어떻게 형성해왔는지,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탐구했습니다. 이 책은 자신의 '하나의 삶'을 성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마침내 '내가 어떻게 나 자신이 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 "단 하나의 삶, 따라서 현재에 충실한 삶" -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서 평화를 찾습니다
책의 제목이자 가장 중요한 통찰은 "모든 인간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단 한 번의 삶을 살 수 있고,
인생의 수많은 선택을 할 수 있으며, 그 외의 수많은 선택이 그 선택을 쓸모없게 만들 수 있다"는 문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어느 순간 이런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지 상상력이나 후회를 내려놓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이 고백은 특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현재를 떠나보내곤 했던 저에게 큰 위로이자 명확한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삶이 '한 번의 사용'이라는 사실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직접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 사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저자처럼 과거 어느 순간 상상력이나 후회로 인해 수면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상상력과 후회가 결국 현재의 나를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밤이나 이른 아침에 읽은 책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하듯이, 저자는 조용히 현재 순간의 선택과 경험이 결국 '단 하나의 삶'을 완성한다고 말합니다. '하나의 삶'은 독자들에게 쉬운 위로나 명백한 조언을 해주지 않습니다. 대신 차분하게 해결한 솔직한 경험과 고민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에 충실하며 매 순간을 의미 있게 채우는 삶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책을 더 읽을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는 작가의 고백처럼, 주어진 유한한 시간 안에 매 순간을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한 번뿐인' 삶이지만 여러 번 읽고 싶은 소중한 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